7월 4, 2024

“프로 축구선수로 입단을 시켜줄테니 활동비 1,000만원 달라”… 대학 유망주는 왜 축구를 그만두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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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선수를 대상으로 프로 축구 구단에 입단을 시켜준다는 빌미로 활동비 1,000만 원을 가로챘다.
▲ 대학 선수를 대상으로 프로 축구 구단에 입단을 시켜준다는 빌미로 활동비 1,000만 원을 가로챘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받아 취재에 나섰다. 사건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의 초등학생 시절, 축구부 감독을 맡았던 B는 A의 부친에게 연락했다. A를 프로 구단으로 보내줄 테니 활동비 명목으로 1,000만 원을 요구했다. 또한 프로 계약에 성공하면 추가로 2,000만 원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B는 A에게 휴학을 종용했다. 반드시 프로에 갈 만한 실력인 만큼 프로 구단 테스트를 보면 합격할 거란 게 그의 주장이었다. A는 수도권 프로 구단 유스팀에 속해 있었으며, 대학 팀 내 주장을 맡았었던 인재다. 또한 축구 명문으로 유명한 모 대학에서 편입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B의 제안을 믿고 휴학을 결정했다.

A는 “무조건 프로를 보내준다고 하는데 다른 대학에 갈 이유가 없었다. 모든 선수의 최종 목적지가 프로행이기 때문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A는 B의 말만 철썩 같이 믿고 9월에서 12월까지 개인 훈련만 했다. B는 A에게 2022시즌이 끝나고 여러 프로 구단의 동계 훈련이 열리는 제주도로 향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B는 동행 하지 않았다.

A는 K리그2 소속 몇몇 구단 테스트를 봤다. 그런데 B는 A에게 해당 구단에 자신의 이름이 아닌 고등학교 감독 등의 이름을 대고 테스트를 보라고 요구했다. K리그1 소속 구단 테스트를 잡았다고 하면서도, 이렂ㅇ을 차일파일 미루는 일도 있었다. 결국 선수 홀로 제주에서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프로 입단은 감감무소식이었다.

3월 선수 등록 기간이 마감된 후엔 A의 부친이 1,000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B는 6월 선수 등록 기간에는 프로 구단이 아닌 K3리그 소속 팀에 입단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B는 해당 구단 스카우터 C와 친분을 근거로 내밀었다.

허나 C는 B와 친분이 깊은 사이가 아닐뿐더러, 선수의 입단을 약속한 적이 없었다. C는 “안 그래도 최근 구단을 통해 내가 B에게 돈을 받았다는 내용의 전화가 왔다. 나는 돈을 받은 적 없다. B가 나와 친하다고 학부모들에게 과시했고 그 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 B에게 전화를 했더니 ‘돈을 받았다’고 이실직고했으며, ‘빨리 정리 할 것 ” 이라고 답했다” 라고 덧붙였다.

B는 비축구인 출신으로,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에 등록된 공식 에이전트가 아니다. 이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C 외에도 프로 구단 감독 및 코치의 이름을 학부모들에게 거론하며 자신을 과시했다.

K3리그 팀에 입단시켜주겠다는 공언도 끝내 모두 거짓이었다. A는 해당 구단 입단 테스트도 받지 못한 채 여름을 보냈다. K3리그 소속 팀들의 테스트를 보기도 했지만, B를 통한 테스트가 아닌 참다못해 다른 루트를 알아본 끝에 성사된 일이었다.

7월 여름 선수 등록 기간이 끝나자, A는 충격에 축구를 그만뒀다. 약 1년간 휴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은 A를 만류했다. 하나 휴학을 한 이상,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한들 출전 기회나 편입 제안이 다시 올 거란 보장마저 없었다. 더군다나 병역 의무도 이행해야 했다. 심지어 B는 수 차례의 연락에도 활동비 명목으로 받은 1,000만 원 중 일부만 변제했다.

A는 결국 오는 11월 입대 결정을 내렸다. 평생 해오던 축구를 그만두고 병역 의무를 수행하며 미래를 생각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A는 “B의 말을 들은 건 일곱 살에 축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후회한 일이다. 군대에서 숙고한 후 여전히 축구를 더 하고 싶으면 독립구단부터 시작해보겠다”라고 쓰라린 심경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B는 취재가 시작되자 “받은 1,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을 돌려줬다. 나머지도 변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A측의 연락은 피하고 있다.

1,000만 원을 전부변제한대도 프로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희망과 꿈은 전부 물거품이 됐다. 어린 시절부터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목표가 허울뿐인 공언에 사라졌다. A의 부친은 “돈은 중요한 게 아니다. 운동을 잘하고 있던 아들이 이렇게 포기하게 된 게 억장이 무너질 뿐”이라고 한탄했다.

한편으로 프로 축구 선수만을 바라보고 달려왔을 대학 선수의 꿈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 지금까지 남들과는 다른 학창시절을 보내며 축구만 바라보고 상상했을 꿈을 펼치기도 전에 어렵고 험난한 과정에 부딪쳐 정당하고 당당하게 실력을 인정 받기전에 다른 플랜으로 본인 스스로에게 더욱더 힘든 시간으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

누구나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도움들이 필요하다. 프로 축구 선수가 되려면 실력, 인맥, 운,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실력을 믿고 실행하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싶다. 여러 테스트를 경험을 하고 보여줬지만 되지 않은 부분도 너무 안타까운 부분이다. 꿈과 희망을 만들어주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 가장 큰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가끔 가장 위험한 말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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