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 2024

백승호는 억울하다. “과연 어떻게 해야 만족할지 궁금하다”

▲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백승호 선수
▲ 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백승호 선수

” 어떻게 했으면 만족하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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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을 확정한 황선홍호 이지만 백승호(26 · 전북현대) 만큼은 마음껏 웃지 못했다. 주장 완장의 무게감을 느끼며 후배들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반복되는 실수와 그로 인한 뼈아픈 비판들에 직면하고 있다.

그는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활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실점 장면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허용했고 상대 프리킥이 그의 머리에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든 것. 빠른 시간 추가골이 나와 승리를 챙겼지만 아찔한 장면이었다.

백승호의 실수는 첫 번째가 아니다. 지난 27일 키르기스스탄과 16강전에서 백승호는 페널티킥 골을 넣었음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2-0으로 앞선 전반 28분 최후방으로 내려와 빌드업을 시작하려던 백승호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 터치 실수로 황당하게 공을 빼앗겼고 막사트 알리굴로프에게 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후 실수를 잊으려는 듯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었지만 중국과 8강전에서도 아찔한 실수는 반복됐다. 마찬가지로 후방에서 패스미스가 나온 것. 중국의 역습 결과가 골대를 때리고 나온 게 천만다행이었다. 일방적 홈 팬들의 등을 업은 중국의 만회골이 터졌더라면 경기 흐름은 어떻게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엇다.

 

▲ 백승호(오른쪽이 아프 정면에서 파울을 범하고 있다.
▲ 백승호(오른쪽이) 아크 정면에서 파울을 범하고 있다.
▲ 백승호(가운데)의 머리를 맞은 우즈베키스탄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향하고 있다.
▲ 백승호(가운데)의 머리를 맞은 우즈베키스탄의 프리킥이 골문으로 향하고 있다.

 

자칫 실수 한 번에 공동의 목표인 금메달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판성 기사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다시 한 번 치명적인 실수가 터져 나왔다.

팀이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25분 수비 진영 아크 부근에서 파울을 범했다. 우즈벡엔 정교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 잘롤리디노프가 있었다. 더구나 완벽히 흐름을 가져온 상황이었기에 세트피스만 조심하면 쉽게 질 것 같지 않은 경기였다. 그러나 마크할 선수가 단 한명 뿐이었음에도 너무도 쉽게 발을 뻗으며 파울을 범한 게 뼈아팠다.

이후 장면에선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벽 옆에서 상대 선수 한 명을 붙잡고 있던 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에 머리를 갖다 댔지만 공교롭게도 공은 절묘하게 굴절돼 골키퍼 이광연의 커버 범위를 벗어나 동점골로 기록됐다.

경기 후 만난 백승호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이 왔다. 최선다하다보니까 이런 상황이 자꾸 나오는데 오늘은 말씀드릴 게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억울함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열심히 한다고 하다가 파울을 했고 슛이 날아오는데 피할 수도 없어 막은 게 맞고 들어갔다”며 “많은 기자분들이 경기 전부터 저 혼자 뛰는 것처럼 ‘백승호만 잘하면 결승에 갈 수 있다’ 이런식으로 (기사가) 많이 올라오는데 어떤 마음으로 올리시는 건지도 궁금하고 또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만족을 할지도 궁금하다. 말씀드리고 싶은 건 좀 믿고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주장인 그를 두둔했다. “상대가 프리킥 스페셜리스트가 있어서 위험 지역 프리킥을 내주는 게 위험했다”면서도 “축구가 실점을 안하고 할 순 없다. 실점을 썩 좋아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 백승호가 드리블을 하며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 백승호(가운데)가 드리블을 하며 경기를 조율하고 있다.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역전골 장면에서도 상대 문전으로 헤더를 잘 보낸 게 혼전 상황으로 연결됐고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른 정우영의 역전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거칠게 나오는 우즈벡을 상대로 선수들을 침착히 맞섰고 후반전 라인을 많이 끌어올리고 역습에 나선 우즈벡의 뒷공간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넣기도 했다.

연이은 실수로 인해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더구나 와일드카드로 뽑혔고 주장 역할을 맡고 있기에 더 비판의 화살이 그를 향하는 부분도 있다.

보고 싶지 않아도 자신을 향한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굳건히 버티고 있는 백승호다. 가장 중요한 금메달이 달린 결승 무대가 남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보다는 주변에서 안 그래도 계속 얘기를 하니까 저도 안 본다면 거짓말이고 자꾸 이런 게 뜨니까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다”라는 그는 “그런데 멘탈적으로는 괜찮은데 과연 어떻게 했으면 만족하실지 궁금하다. 나도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뛰고 있는데 자꾸 그런 상황이 나오니까. 나도 아쉽고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아니다. 아무리 실수를 범해도 황선홍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백승호를 고정적으로 박아두고 시작한다.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와일드카드로도 선택을 받은 것이다. 금메달로 가는 여정이 잘 풀려가기에 다소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결국엔 피치 위에서 실력으로 잠재우는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기회가 남았다. 한국은 오는 7일 오후 9시 일본과 결승전을 치른다. 5년 전 연장 혈투 끝 승리를 거뒀던 좋은 기억이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짜릿한 한일전 승리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다. 백승호가 중심에 서서 팀 승리를 이끈다면 그를 향했던 비판 여론은 순식간에 잦아들 것이다.

 

▲ 백승호가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백승호 선수가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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