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 2024

‘프로 508경기 중 200경기를 FC서울에서 뛰게 되는 기성용과 떠난 시간여행’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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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을 만났다. 매주 경기장에 가면 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따로 시간을 내어 훈련장을 찾아갔다. 현 소속팀인 FC서울에서 2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뒀다고 해, 짧게나마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여행은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로도 향했다.

17일 광주FC와의 K리그 30라운드에 나서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200경기 출전을 완성한다. 지난 7월 프로 통산 500경기라는 금자탑을 세운 기성용은 그 중 약 40%를 FC서울에서 뛴 셈이다. 2010년 초 셀틱FC 이적을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FC서울에서 93경기를 뛴 그는 2020년 복귀 후 100경기를 채웠고, 3년 뒤 200경기 출전의 기록을 세우기 직전이다. (광주전을 뛰면 프로통산 508경기, FC서울 소속 200경기 출전이 된다.)

13일 오전 경기도 구리에 위치한 GS챔피언스파크를 찾아 기성용과 마주했다. 아침 일찍 출근해 개인 운동과 코칭스태프와의 미팅을 마친 그는 반가운 얼굴로 맞이해 주었다. 벌써 200경기나 뛰었다고 말했더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라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워낙 축구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시간만 충분했다면 현재 유럽축구 트렌드나 최근 국가대표팀 이슈, K리그이 전풀 판도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훈련을 앞두고 있어 불가능했다.

그리고 FC서울에서의 200경기 출전을 기념하는 인터뷰라 ‘서울 사람’으로서 축구 인생, 팀에 대해 느끼는 감정, 현재 상황 등에 초점을 맞췄다.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다음은 기성용과 인터뷰 전문.

FC서울 소속 2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뒀다. 어떤 느낌이 드나?

한국에 돌아왔을 때 100경기였다. 벌써 200경기가 다가오니 많이 뛰었구나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뛰었던 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한 게 FC서울이다. 상암에서 뛴다는 것은 저에게 큰 특권이라 생각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

스완지에서 162경기를 뛰었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이 뛴 클럽이다. FC서울이란 팀의 의미는?

제 축구 인생의 길을 열어준 가장 첫 번째 팀이었다. 데뷔를 하여 지금까지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해준 감사한 팀이다. 진짜 오래되었다. 훈련장이나 경기장 모든 건 그대로인데 나만 변한 것 같다. 이 팀의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소중하고 감사하고, 제 축구 인생을 만들어준 팀이다.

2007년 3월 4일 대구FC 상대 데뷔전 기억나나?

경기는 당연히 기억이 나는데 어떤 플레이를 한지는 정확히 기억 안 난다. 긴장을 많이 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경기장 들어서서 몸 풀고 했을 때 감정 말이다. 그땐 너무 뛰고 싶었다. 상암에서 한 번만 뛰어보고 싶다고 했을 정도로 간절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데뷔전 때 미드필드진에 이을용 선수가 있었다. 지금은 아들인 이태석 선수와 뛴다. (4명의 선발 미드필더가 기성용 외에 김한윤, 이민성, 이을용이었다)

시간이 정말 많이 지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에 와서 처음 동계훈련 갔을 때 룸메이트가 이을용 선배님이었다. 그땐 진짜 숨만 쉬었다. 숨만 쉬고 있는데, 편하게 해주시고 장난도 많이 쳐주셨다. 그때 저와 선배님 나이 차이가 지금 태석이와 제 나이 차이다. 그때에 비해선 태석이가 저한테 먼저 다가오는 것 같다. 신기하다. 시간이 빠르고 진짜 이런 날이 오는구나 생각 든다.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2006년 입단 첫 해에는 뛰지 못했다

첫 해는 사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들어갈 큼이 없을 정도로 좋은 선수가 많았다. 어린 선수들도 이미 프로에 와서 실력을 닦았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 프로에 왔을 때 사실 버거웠다. 그래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했던 때인 것 같다.

좌절도 많이 하며 성장했던 때였다. (불과 만 17세 선수였지 않나?) 프로에 오니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가 경쟁을 한다. 중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잘하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것이었다. 나이가 적고 많음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서울에 애정이 굉장희 많은데, 2019년 겨울 FC서울 복귀 추진이 무산됐을 땐 좀 어땠나?

여러가지 상황을 겪으면서, 그때 당시에는 한국으로 오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맞나, 고민 중이었고 그때 FC서울에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 입장에선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몸 상태가 조금 힘겨운 상황이었고, 복귀가 좀 더 늦어진다면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줄어들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FC서울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중간에서 팬들이 보시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도 있었지만, 제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축구 커리어를 시작했던 FC서울이란 팀과 함게 하는 게 당연히 맞다고 생각했다.

그때 많은 팬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SNS를 통해 사랑을 보여주셨다. 여기 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생각했다.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제 마음에는 FC서울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팬들도 아쉬웠겠지만 제가 가장 아쉬웠다. 제 진심을 아시는 분들은 제 마음을 알았을텐데, 모두에게 설명할 순 없었다.

어쨌든 서울에 와서 3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경기 뛸 수 있어 행복하고 팬들의 응원을 받아 행복했다.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 FC서울 소속의 기성용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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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뛰던 진규 형이 감독대행이 되었는데?

이젠 감독님이니깐 감독님이라고 부른다. FC서울에 돌아올 때도 김진규 감독대행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돌아오라고) 계속 연락 주셨다. 복귀했는데 팀 성적도 좋지 않고 힘든 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감독대행님께 ‘형 때문에 힘들다. 형 믿고 내가 왔는데’ 그런 얘기도 많이 했다(웃음). 저와 정말 가까운 사이다.

어렸을 때부터 의지했던 형이고, 올림픽 대표 때도 같은 방 쓰면서 많이 의지했던 형이다. 그런 형이 감독대행을 하고 있다는 건 저도 많이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다. 김진규 감독대행님은 FC서울을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가지고 팀을 잘 이끈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에 지도자 계획에는 변함이 없나?

고민이다. 아직 확실히 정하진 않았지만, 당연히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요즘에 느끼는 것은, 만약 감독이 된다면 나로 인해 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고, 좋지 않은 선수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나를 믿고 따라오게 하고 발전을 시켜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한다.

사실 축구에서 누구라도 말을 많이 할 수 있다.예를 들어 경기가 안 좋았을 때,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여러가지 이야기한다. 감독은 그 문제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주입하고 선수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따라올 수 있게 하는 사람이다. 그걸 제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그 아이디어를 따라오고 전적으로 신뢰를 해야 하고, 그 아이디어가 틀렸을 때는 다른 아이디어를 주입해야 한다. 그게 쉬운 작업은 아니다. 그래서 고민이 많이 된다. 해보고는 싶다. 코치 생활부터 하고 싶다. 하면서 적성에 맞고 선수들에게 능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면 깊이 하는 거고,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경험으로 끝날 수 있다.

우스운 질문일 수도 있는데, 나중에 감독이 되면 워낙 스타 선수 출신 감독이다. 그럼 선수들이 더 따르게 되는 것도 있나?

그것보다는 아이디어를 줬을 때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얼마나 믿고 따를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게 잘 됐을 때는 따르지만, 이게 먹히지 않고 결과로 나오지 않을 때, 그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한다. 실패했을 때 똑같은 아이디어로 밀어붙일 것인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수들에게 줘서 빨리 다른 방법을 찾을 건지, 그게 제일 힘든 것 같다.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전술적인 것을 가지고 나갔을 때 상대를 괴롭힐 수 있고 잘 먹혀 들어간다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은 신뢰를 한다. 그런데 잘 안 되었을 때는 그 안에서 나오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에 대해서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게 감독의 능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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