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잃은 눈빛, 비겨도 만족?’ 울산현대 팬도 뿔났다…”왜 안 뛰나, 이기고 싶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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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게 전혀 놀랍지 않은, 아니 지는 게 마땅했던 경기력’
‘이기고 싶은 마음은 있나’
‘선수들 왜 안 뛰나, 움직임이 없으니 패스도 안되고 공격도 안된다’
울산현대 지지자들은 지난 3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ACL) 조별리그 원정에서 0-1로 패한 뒤 경기 결과를 알린 구단 소셜미디어 게시물 댓글난에 격노하며 이런 글을 적었다.
대다수가 선수의 경기 태도, 코치진의 전술적 선택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울산은 이날 K리그1 (1위) 팀탑지 않은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했다. 양 팀 모두 지난 주말 리그 경기를 소화한 만큼 부분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울산은 김지현과 에사카 아타루, 바코, 조현택 등 직전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체력을 비축한 선수를 선발로 내보냈다.
그러나 마치 ‘ 0-0 무승부 , 에 만족이라도 하듯 설렁설렁한 경기로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이동경의 중거리 슛 외엔 기억에 남을 만한 공격 장면이 없다. 베테랑 김영권은 평소답지 않은 어설픈 전진 패스 실수로 위기를 자초했고, 김민혁과 이규성 등 허리를 지키는 선수 역시 처절하게 뛰는 모습이 적었다.
왼쪽 측면의 조현택은 열심히 공격에 가담했으나 뒷공간이 뻥뻥 뚫려 가와사키가 마음 놓고 휘저었다. 가뜩이나 왼쪽 윙어로 뛴 바코 역시 수비력이 뛰어난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울산의 왼쪽 픅면은 말그대로 ‘구멍’ 이었다. 후반 루빅손이 교체로 투입됐지만, 결국 후반 44분 왼쪽 측면에서 가와사키의 크로스가 나왔고 다치바나다 겐토에게 오른발 중거리포를 허용하며 0-1로 졌다. 다치바나다의 슛 상황에서도 이규성을 비롯해 울산 수비진이 앞에 있었으나 악착같은 방어는 볼 수 없었다.
‘독기 잃은 눈, 비겨도 만족하는 듯한 태도’ 팬들이 최근 그라운드의 울산 선수를 대변하는 표현이다. 상반기 무서울 정도로 승수를 쌓으며 리그를 지배한 울산은 일부 주력 요원의 나태해진 태도, 분위기를 흐리는 이기적 행위로 위기에 빠졌다. 지난 6월 SNS 인종차별 사건 때도 주장단과 팀 매니저가 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 최근엔 일부 베테랑이 구단 동의없이 일부 행사에 참석했고, 자숙 차원에서 내부적으로 금기시한 SNS를 몰래 하기도 했다. 가와사키전 직후 한 팬이 울산 소셜미디어에 ‘다가오는 겨울 고액연봉자 정리하고 영보이즈로 새출발 기대’라는 글을 남겼는데, 그만큼 팀 내 중심을 잡아야 할 선수들의 태도에 관해 실망하고 있다.
울산은 최근 몇 년간 여러 스타 선수가 영입됐지만 이기적인 행태로 ‘비즈니스 구단’ 이란 오명을 안아햐 했다. 그러다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지난해 ‘원팀’ 을 지향하며 17년 만에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그 기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환희에 취한 일부 주력 요원들이 이기적인 사고와 더불어 그라운드에서도 이를 표현하면서 팀은 휘청거리고 있다.
데이터로 증명한다. 울산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잘하던 플레이가 실종됐다. 특히 공격진에서 연계플레이로 탈압박에 능했는데 최근 5경기에서는 단 9개로 12개 팀 중 9위다. 그 전까지 27경기에서는 2위 (95개) 였다. 크로스도 1 ~ 27 라운드까지 3위 (141개) 였으나 최근 5경기에서는 8위 (21개) 에 머물렀다. 수비 지역에서 태클, 지상경합도 하위권인 8위다. 적극성과 몰입도가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울산은 8일 오후 3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K리그1 정규리그 최종라운드 (33라운드) 를 치른다. 인천은 최근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을 포함해 5경기 연속 무패(4승1무)다. 돌아온 무고사, 에르난데스, 음포쿠 등 외인 공격수의 기세가 아주 대단하다. 인천을 상대로도 고전하면 울산은 파이널라운드를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울산은 현재 승점 66으로 2위 포항 스틸러스(승점58점) 와 8점 차이로 선두다.
초반 승점을 많이 벌어놓은 덕분에 선두를 지키고 있으나 포항과 5점 차이로 좁혀져 파이널라운드를 맞이하면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설령 우승한다고 해도 지금같은 경기 태도와 경기력은 환영받기 어렵다. 이번 인천(승점47점)은 6위로 상위 스플릿 자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거센 저항이 예상되지만 울산은 안방을 절대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울산은 현재 3골로 ACL 득점 선두이자 인천에 강한 마틴 아담(리그 26경기 5골 4도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아담은 2022년 10월 1일 인천 원정(3대0 승)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돼 쐐기포를 터트렸다. 올해 4월 25일 인천 원정(1대0 승) 에서 결승골, 7월 12일 홈 (1대2패)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인천전은 4경기 연속골에 도전한다.
울산은 이번 시즌 인천과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은 인천을 상대로 역대 전적에서 28승 17무 1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꼭 승리를 통해 팀의 분위기 쇄신과 우승이라는 목적에 한발짝 더 향하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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