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학교 축구부 감독, 장학금과 학부모 회비 임의 사용…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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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의대학교 축구부 감독이 학생 선수 장학금을 개인 계좌로 송금받았고 학부모 회비를 임의로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등을 통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감독은 징계가 불가피하고 축구부도 피해를 보리라 예상된다.
윤리센터는 최근 2개월 넘게 동의대학교 축구부 감독 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센터는 16일 “아직 조사 중이라 정확한 건 밝힐 수 없지만 동의대학교 감독이 의혹을 대체로 인정했다”며 “부인한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에 자료를 요청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지난 7월 신고를 받은 뒤 동의대학교 학부모, 학생 선수, 학교 직원, 감독 등에 대한 조사를 상당 부분 마쳤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체육인 인권보호와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독립 법인이다.
동의대학교 학생 선수와 학부모들은 의혹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졸업생 학부모는 본지를 통해 “몇 해 전 감독이 몇몇 선수들이 받은 지정 장학금 300여만원씩을 자신에게 송금하라고 요구했다”며 “학생들은 축구부를 위해 쓰겠다는 말을 듣고 송금에 응했다”고 말했다. 한 졸업생은 “감독이 유니폼 구입 등에 쓰겠다고 장학금을 보내라 했다”며 “이같은 일이 최근에도 벌여졌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졸업생은 “선수들이 받은 전국체전 수당도 감독에게 송금했다”며 “모든 게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선수와 학부모 모두 불이익을 걱정해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감독이 체크카드로 학부모 회비 통장에서 수백만원씩 여러번 인출했다”며 “당시 감독은 자기 월급, 코치 월급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감독 이름이 나온 장학금 이체 내역, 거액이 수차례 인출된 회비 통장 내역, 장학금을 돌려보낸 선수들이 불만을 토로한 대회방 캡처 등 증거들이 있다.
동의대학교 감독은 교직원이다. 교직원 신분으로 활동비, 월급 등을 명목으로 학부모 회비 통장에서 거액을 인출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 학부모는 “이의를 제기해도 감독은 ‘뭐 그런 걸 물어보느냐’는 투로 정확한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된 학부모 회의도, 감독의 결산 보고도 없었다”고 말했다.
관련 문서와 증거 등에 따르면, 간식비 360만원(180만원씩 두차례), 운영비 360만원(매달30만원), 동계훈련비 50만원 등 학부모가 1년에 학부모 회비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800만원 안팎이다. 학생 선수가 30명이라고 치면 2억원이 넘는다. 학교 운동부 운영비는 학교가 인정하는 계좌를 통해서만 관리돼야 한다. 그 외 계좌를 운영하는 것은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감독이 교직원이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에 저촉될 공산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지도자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학스포츠협의회(KUSF)도 “지도자가 스포츠 비위로 해당 종목 단체 중징계 또는 사법 처벌을 받으면, 해당 대학은 KUSF 지원금 20% 삭감, 해당종목은 KUSF 지원 대상 제외 등 처분이 내려진다”고 말했다. KUSF는 최근 3년 동의대학교에 매년 1억 이상을 훈련비, 용품비, 출전비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윤리센터 조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의대학교는 엉뚱한 반응을 보였다. 동의대학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윤리센터가 무엇을 조사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어쨌든 센터 요구 사항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의대학교 감독은 본지를 통해 “침체된 축구부를 살리기 위해 한 행동이었고 그게 잘못된 것인지 당시에는 몰랐다”며 “동의대학교 학생 선수, 학부모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동의대학교 감독은 “교직원이지만 월급이 너무 적었다”며 “다른 팀들도 학부모 회비로 월급을 보충한다기에 나도 그렇게 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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